문 앞을 나서니 봄향기 가득하다
잠깐 한눈파는 사이
온 지 사방 꽃 향기고
몸을 옥죄던 차가운 한기가
꽃 비에 녹아내린다
가벼워진 옷깃 사이로
봄 냄새 스며들고
덩달아 마음까지 봄으로 가득 찬다
이참에 무거운 맘 잠시 내려놓고
가벼운 마음으로 생각을 접어둔다
이 봄
유난히 많은 꽃들이 눈에 띄는데
마음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는 듯
작은 일에도 마음이 쓰이고
내 마음속에서는
꽃 한 송이 못 피우고 있다
사방을 둘러봐도 꽃으로 가득한데
정작 내게는 아직도 봄이 멀다
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에
이 봄이 더 춥게 느껴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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